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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 실패란 없다 블로그 시즌 2

오픈소스 개발자에게 보상하는 문화, 킥스타터 모금

Pythonist - 2013년 4월 28일 10:11:21 오후

지난달 22일 장고(Django) 커미터 중 한명인 영국의 Andrew Godwin이 장고 스키마 이관(Schema migrations for Django) 기능을 구현하겠다며 킥스타터(Kickstarter)에 2,500 파운드 모금을 의뢰했다. 그는 약 6년여동안 장고 코어 커미터였으며 특히 데이터베이스쪽에 많은 기여를 했다. 별도의 장고 스키마 이관용 앱 South의 원저자 이기도 하다. 근래 South의 오래된 설계에 근본적인 한계를 느끼고 새로 설계하여 장고 코어에 넣고 싶었던 것 같다.

킥스타터는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웹사이트. "내가 이런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데 돈이 없소, 이런 이런 멋진일이니 좀 도와주세요." 하고 프로젝트를 소개하면 사람들이 돈을 내겠다고 약속하고 특정기간 동안 모금. 모금액이 정해진 만큼 모이면 그때 가서 결제가 되고 프로젝트가 킥오프되는 멋진 사이트. 최근 대서양건너 서로를 알게된 쌍동이가 다큐멘타리를 찍겠다고 모금을 의뢰하기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영화나 미술, 디자인 등 예술 작품을 위한 프로젝트가 많은데, 여기에 소프트웨어를 위한 모금도 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무슨 모금?" "취미로나 하는 개발에 돈이 필요해?" 라고 궁금해할 수도 있을 많은 사람들을 위해 그는 다음처럼 말했다.

나의 시간은 한정돼있다. 일주일에 하루는 이 일에 즐겁게 기여할 수 있다. 기왕이면 정해진 시간내에 깔끔하게 완성하는 것을 보장(guarantee)하고 싶다. 오픈 소스 프로젝트가 개발자의 이 시간에 대해 보상(pay)할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싶다.

그가 모금액으로 내건 금액은 2,500 파운드. 우리돈으로 약 430만원. 만일 그 이상의 금액이 걷힌다면 기본 기능 외에 별도의 기능들을 추가로 더 구현하겠다며, 3,500 파운드부터 7,000 파운드까지 각 금액 대비 기능 목록을 약속했다.

그랬던 것이... 킥스타터에 올라온지 1시간 5분만에 2,500 파운드를 채웠고, 4시간만에 추가기능 7,000 파운드를 넘겼다. 그러고는 지난 4월 6일 최종모금액 17,952 파운드. 우리돈 3천여만원. 앤드류도 이렇게 많이 모일 줄은 예상치 못했나 보다. 추가로 더 걷혀진 부분은 별도로 온라인 스키마 이관기능까지 만들어내겠다는 약속과 함께 기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동네 사람들의 모금문화, 오픈소스를 바라보는 시각, 장고 프로젝트의 위상 등 많은 것에 놀랐다. 킥스타터라는 사이트도 멋지고 저기에 기부하는 사람들도 멋지다. 오픈소스라고 그냥 공짜가 아니라 이렇게 개발자의 노고가 들어가는 것이고 또 그건 보상할 수 있다는 생각. 더 멋진 세상을 위한 의식의 변화인 것 같다. 앤드류가 그만큼 뛰어난 프로그래머이고, 커뮤니티나 전 세계에서 그가 저 기능을 만들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여서도 하겠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프로그래밍으로 돈 벌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기도 하다. 내가 충분히 뛰어나기만 하다면 이런 방법으로도 수입을 거둘 수 있다. 물론 정말 뛰어나고 이 분야에서 유명해야만 가능하겠지. 나도 언젠가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이런 방법으로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실력을 충분히 더 키우고 싶다.

어쨌건, 루비온레일즈에는 있으나 장고에는 없던 스키마 이관기능이 이렇게 구현되는 군. 장고 1.6, 늦어도 1.7에는 완벽한 기능을 쓸 수 있을 꺼라고 하니 매우 기대된다.


Posted by Hyungyong Kim (yong27)

태그(들): OpenSource, django, kickstarter, migration, python, schema, s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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