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iments never fail s2

실험에 실패란 없다 블로그 시즌 2

PyCon 2013에 다녀와서

Pythonist - 2013년 4월 17일 9:55:07 오후

그러니까 12년전쯤인가, 파이썬마을 오프모임에서 리눅스코리아 이만용님이 파이콘(PyCon) 다녀온 얘기를 해주시는 걸 재밌게 들은 적 있다. 한번 다녀오면 몇년간은 써먹을 아이디어들을 접할 수 있다고! 그때부터 나도 꼭 가봐야지 하고 뇌리에 박힌 듯하다. 회사에서 각종 학회 참석 얘기가 있을 때마다 "파이콘은 안가나요" 라고 지속적으로 얘기했더라는.

그러다 드디어 P모 연구과제를 통해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언빌리버블.

올해 파이콘은 "Change the future - education, outreach, politeness, respect, tenacity and vision" 이란 주제로 산타 클라라에서 열렸다. 컴퓨터 산업 전반에 두루두루 영향을 미치는 언어로서의 위상이 느껴짐. 예전부터 가보고 싶던 샌프란시스코, 실리콘 밸리, 파이콘를 모두 구경할 수 있는 기회. 난 저곳에 가서 어떤 걸 느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설레는 맘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 안에서 재영씨랑

그러고보면 예전 동료분들께도 함께 파이콘 가자 얘기 자주 했던 것 같은데... 그때 기대만 잔뜩 불어놓고는 이제서야 가게됐네. 이번에 함께 간 분은 결국 재영씨. 아, 이날은 비행기안에서 우리회사 고객분을 만나뵙기도 했다.


구름속의 금문교

10시간여를 날아서 창밖으로 아메리카 대륙이 보이기 시작. 좀 있으니까 구름속에 갇힌 금문교 꼭대기가 보였다. 내가 저 밑에 곧 가리라 하며 설레이는 맘을 안고 착륙.


컨벤션 센터

등록을 일찍해서 산타 클라라 컨벤션 센터와 연결된 하야트 호텔에 숙소를 잡을 수 있었다. 나중에 2500 명 참가등록이 매진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오~ 일찍 등록신청해서 다행이었음. 아무래도 행사장과 연결된 호텔이다보니 여러모로 편했더라는.


튜토리얼

네편의 튜토리얼을 들었다.

  1. Fast Python Program through Optimization

  2. Bayesian Statistics Made Simple

  3. Python for data analysis

  4. Wiring Up Django Packages

튜토리얼이라고 쉽게 생각했더니 이런 왠걸 나만 준비가 덜된 상태였다는. 다들 ipython notebook 으로 따라해보는데 나만 scipy 컴파일 하고 있었음. 이거 왜 맥에서 안깔리는거야 하며… (결국은 brew 로 설치). 베이지안 추론 시간엔 짝을 지어주고 함께 문제를 풀게 했는데, 내 짝은 어느 한 여성 교수님. 천문학을 하신다고. 중간에 못따라가서 면목이 없었음. 밤에 따로 복습하고서야 나의 느린 이해에 대해 좌절.

그러고는 이어서 파이콘 메인세션 하는 날.


이 많은 파이써니스트들

난 저때까지 컨벤션 센터에 저렇게 넓은 곳이 없는 줄 알았는데 오~ 저 넒은 곳에 저 많은 사람들. 모두 파이써니스트. 이렇게도 많았던 거였군.


개회선언

의장 Jesse Noller 가 감격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히고는 개회선언. 아주 잘생긴 청년이였다. 이런 큰 조직을 리딩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싶더라는. 시크릿 선물로 참석자 전원에게 라즈베리 파이를 준다는 말에 모두들 환호성. 재영씨가 잘 쓰는 거 구경만 했는데 나도 함 써보게 생겼다.


토크

토크는 총 6개가 동시에 진행됐는데 이런 꼭 듣고싶은 건 같은 시간에 있어서 안타깝더라. 나중에 알게된 몇몇 토크들은 꼭 들었어야 했는데 왜 몰랐지 싶었다는. (pyvideo.org 에서 모두 제공되니까 듣는 거야 지금도 가능). 몇몇 토크들은 음 이런 것도 발표꺼리가 되는거구나 생각하기도 했다. 꼭 거창한 것이 아니여도 된다. 신기했던 건 청중들의 나이대가 정말 다양했더라는 것. 인종, 성별의 다양함도 인상깊었지만 무엇보다도 나이. 확실히 프로그래머는 나이들어도 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다. 잘한다는 전제하에.


강남스타일

슬라이드 예제코드에서 강남스타일 발견.

기업용 부스들이 있던 공간엔 정말 잘나가는 회사들이 자기네 회사로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카운실

그가운데 Counsyl 이란 회사가 눈에 들어왔다. "Hack the Genome" 이란 문구가 날 붙잡음. 이것저것 물어봤더니 의료용 진단 프로그램 업체. 파이썬 개발자를 뽑기위해 이곳에 부스를 차렸단다. 나를 데려가세요 말하고 싶었지만 영어가 안돼서 참았다. :)

점심시간, 지원을 만났다. Generator Expression을 만들었다는 그 지원. 한참 박사과정 마무리중이라고. 파이콘에 온다더니 드디어 보는구나. 앗, 그 옆에 낯익은 분?


만용님, 지원과 함께

이만용님이시네. 나에게 파이콘의 꿈을 불어 넣어준 바로 그분. 그분을 여기서 보는구나. 너무도 반가웠더라는. 거의 매년 파이콘에 오셨었다고. 여전히 이곳에서 에너지를 얻어가시네. 이것저것 다양한 얘기들을 듣고 또 느끼는데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만용님이 제일 좋아한다는 라이트닝 토크(Lightening talk) 시간. 번개불에 콩궈먹듯 5분동안 발표한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


라이트닝 토크

행사장 한쪽 구석에 저렇게 실시간으로 참가 신청을 받는다. 공유하고 싶은 뭔가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앞에서 자연스럽게 발표한다. 호응도 대단하고, 어찌보면 컨퍼런스의 가장 중요한 순서인 것 같다. 파이써니스트들은 저런 걸 하는구나, 저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 등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자리.


저녁식사

저녁때는 나중에 합류한 늦깍이 어학연수중 재용과 함께 한국식당에서 저녁식사. 여기 한국식당의 어색한 점은 다들 동네 아저씨들 같은 얼굴인데 영어만 쓴다는. 난 김치가 맛있어 자꾸 먹는데 지원이 불쌍하다는 듯 나를 챙겨준다. 외국나온지 얼마 되도 안는 내가 티를 내요 티를. 재용의 미국와서 공부하기는 참 많이 부럽더라. 다양하게 많이 경험하고 또 전해주길 기대함. (재용의 샌프란시스코에서 공부하기 이야기는 그의 구글플러스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긴장했던 포스터 세션


포스터세션

이곳에 연구과제로 왔으니 뭐라도 하나 발표해야. 포스터를 한다고 준비해왔는데 왠걸 너무 아카데믹하게 준비했다. 좀 더 자유로운 형식이 이곳과 잘 어울렸을텐데 싶었다. 사실 여기서 생물정보 얘기를 하면 많이들 잘 모르니까 괜찮겠지 하는 맘도 들긴 했음. 그러나,...


포스터녹화

포스터 등록시 비디오 녹화 및 공개를 하겠냐는 질문에 OK라고 했더니 정말 녹화하러 왔다. 으흐~ 내가 이것때문에 정말 많이 긴장했더라는. 지원의 조언이 도움이 자신감을 갖는데 도움이 됐다. 자신있게 말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재영씨와 페어로 발표 및 녹화함. (이 동영상은 곧 공개가 될텐데 음... 보여드리기 싫으네)


포스터 발표

설마 여기에 생물정보하는 사람은 없겠지 싶었는데 왠걸,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리 포스터에 관심을 가졌다. 다양한 BIT 회사부터 해서, Broad institute 연구소에서 오신분들까지 날카로운 질문들. 몇몇 분은 어떻게 우리 포스터의 약점을 간파했는지 꼬치꼬치 물어보더라. 알아차리기 힘들었을텐데. 휴~ 진땀.


포스터 발표

재영씨도 설명 잘했다는. 비행기에서도 포스터 계속 읽어보곤 하더니만 잘 이해하곤 곧잘 설명했다. 이친구 설명하다보면 신나하며 더 잘 말하는 경향이 있음. Broad institute에서 오셨다는 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재영씨.


귀도

행사중 귀도의 모습은 자주 볼 수 있었다. 지원하고 토론하는 모습도 봤고, 나와 같은 테이블에서 밥먹기도 했는데... 내가 인사하고 사인이라도 받으려했는데 만용님이 귀도는 그런 거 싫어한다고 해서 참았다. 파이썬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 좀 식상해 보일 것 같아 그냥 눈 인사만. 장고(Django) 코어인 James Bennett, Jacob Kaplan-Moss도 자주 지나쳤지만 딱히 아는 척 할 순 없었다는. 얘기가 길어지면 자막없이 영화보는 느낌과 함께 좌절감이 느껴지다보니 흑.


귀도의 키노트

귀도의 키노트. 3.4 버전에서 새로 도입할 기능들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들이 이어졌다. Twisted, Tornado 에서 힌트를 얻어 새로운 이벤트 루프를 구상중이라고.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들을 장착하는 파이썬을 익히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뿌듯. 더이상 버전 2의 지원이 없다고 하니 이제는 진짜 파이썬3으로 갈아타야할 시기임을 확신.

발표 세션들이야 나중에 비디오로 다시봐도 되고, 따로 시간내서 익혀보면 되니까 굳이 안와도 될 것 같지만, 그래도 이렇게 많은 전세계 파이써니스트들 특히 실리콘 밸리의 개발자들과 함께 프로그래밍 열기를 느낄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경험이다. 내 눈도 좀 높아졌고, 목표도 더 명확해졌다. 이 느낌 잘 간직해서 꼭 이뤄내리라.

내년 파이콘은 몬트리올에서 한단다. 아마도 또 오긴 힘들겠지만 이렇게 한번 봤으니까 어떻게 돌아갈지 감이 올 것 같다. 파이썬을 좋아한다면 꼭 한번쯤은 와볼 만한 곳. 아, 그리고 다즐링님을 중심으로 PyCon Korea도 추진중이던데 잘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파이콘 참가 사진들은 별도 플리커셋으로 만들어뒀다. 관련 정보들은 위키페이지. 그리고 미국관광에 대한 이야기들은 다음 포스팅에서.


Posted by Hyungyong Kim (yong27)

태그(들): US, conference, pycon, pyt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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