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 thinks - 2013년 12월 24일 2:51:09 오전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쓰는 방법 중 하나는 일상을 세세하게 기록하는 것이다. 순간의 느낌을 기록하고, 사진찍고, 음성으로 남겨두면 언제고 그 덕을 볼 순간이 온다. 카드명세서의 승인기록을 보고 내가 저때 뭐하느라 쓴 거지? 라는 일상의 회상부터, 앗 내가 비슷한 일을 한적이 있는데, 무슨 자료를 찾았었는데 뭐였더라 등등 순간의 기록은 망각의 일상을 밝혀줄 중요한 도구가 된다. 말뿐인 스마트폰을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스마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일기의 효용은 어렸을 때 부터 많이 들었다. 일기가 하루 단위의 기록이라면, 꼭 하루단위일 필요는 없겠지. 스마트한 시대 그 단위는 순간이 되었다. 순간의 기록. 잠시 아주 재밌었던 류기정님의 단편소설 "우리가 쏜 화살은 어떻게 되었을까"의 한 구절을 보자.
“ 잠깐만요, 다니엘. 조금만 천천히 불러줘요. “
“ 그럴 순 없다네, 존. 시간이 없다면 대강 받아적게. ….그 인상만 남도록 말야. - 그런 다음에 나중에 채워 넣으면 돼. 영감은 순간이라네. 그걸 놓치고 문장을 완성해봤자 공허할 뿐이야. 우리가 할 일은 그저 그 스쳐가는 찰나는 놓치지 않는 것 뿐이지.”
저 스쳐가는 찰나는 일기에 적힐 수 없다. 우리에겐 순간을 적어야할 도구가 필요하고, 스마트한 시대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다양한 앱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몇달 전 부터 써온 모멘토(Momento) 앱이 딱 이 역할에 적격인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여기에 소개해 보려고 한다. (사실, 이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을 빗버킷에서 별도로 만들고 있었는데 모멘토 써보고 그냥 접었다.)
모멘토는 일반 일기 혹은 메모 앱 유사하게 비공개 글, 사진, 위치 등을 태그정보와 함께 올릴 수 있고, 캘린터와 함께 날짜위주로 관리된다. 보통 저널 프로그램과 다른점이라면 나의 다른 소셜네트워크 포스팅(트윗, 페이스북 포스팅, 포스퀘어 체크인, 플리커 사진 등)을 가져와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유하기 싫은 비밀기록은 모멘트(이 앱에서 쓰는 순간기록의 단위) 하고, 공유하고 싶은 기록은 그냥 평소대로 SNS에 포스팅 하면 된다. 최근 무브스(Moves) 스토리라인을 가져오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내가 그날 어디서 뭘하고 있었는지가 구체적으로 그리고 자동으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Moves로 기록한 최근 나의 일상 참고)
이런 기능들이 특히 맘에 든다.
알람설정(reminder): 알람설정을 해 놓고, 해당 시간에 모멘트를 기록하게 할 수 있다. 현재 나는 매일 12시 정오에 셀파이(selfie)를 올리고, 오후 10시에 하루요약을 올린다. 알람이 울릴 때 켜주면 곧바로 카메라 셀프모드 작동. 언젠가 여기 사용된 사진들 모아 동영상 만들어야지 생각중.
플리커(flickr) 사진 통합: 플리커 사진은 사진이 찍힌 시간으로 관리된다. 정말 딱 그 순간에 찍힌 사진이 그날 로그에 보여진다. 무브스 스토리라인과 사진을 함께 보면 그날의 순간이 더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회상된다.
데이터 가져오기: SNS의 데이터는 나의 처음 포스트부터 모두 가져온다. 내 7년전 플리커 사진들도 들어와 있는 걸 보고 놀랐다는. 트윗 백업용으로도 쓸 수 있다. 3,300 트윗 이전에 모멘토를 쓰기 시작했다면 트위터 공식사이트도 안해주는 모든 트윗 보관을 할 수 있다.
검색기능: 내 모든 SNS 기록과 모멘트에 대한 검색을 할 수 있다. 내가 예전에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하며 단어들 입력해보면 아니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네 싶은 유사한 정보들이 다 나옴. 더이상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왜 내가 쓴 글을 검색하지 못하게 하는지 불만 가질 필요가 없다. 한번에 검색하는 것이 더 편함.
RSS로 위키 최근변경 가져오기: 내가 내 위키를 언제 수정했는지도 함께 관리.
아직은 없는 기능이지만, 꼭 됐으면 하는 기능들이 있다.
위치검색: 예전에 포스퀘어 체크인했던 곳에 또 갈 일이 있었는데, 내 예전 체크인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는. 왜 위치검색이 없을까 싶다. 구현이 어려운가? 사실 내가 별도로 만들려고 했던 것도 이 기능때문이였음.
위치기록: 모멘트나 트윗 등의 위치정보도 함께 기록됐으면 좋겠다. 모멘트 위치태그에는 위치좌표가 아닌 포스퀘어 장소를 기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에버노트가 각 노트에 자동으로 위치좌표를 넣는 것과 다른 부분.
내가 쓴 메일: 누군가에게 쓴 메일도 매우 중요한 순간의 정보임. 얘도 함께 보면 좋겠는데 구현이 가능하려나.
일부 RSS는 못가져오는 문제가 있음.
몇번 써보고는 완전 반해버렸다. 시간이 총알처럼 그냥 지나가버리는 것에 대해 아쉬움 많아하는 나에게 특히 더 유용하다. 자꾸만 기록하고 싶어짐. 아, 모멘토 쓰기 전에는 에버노트를 글쓴시간 정렬로 하고 일기를 썼는데, 이젠 그냥 메모용으로 전락했다. 에버노트도 나름 좋다고 보지만 시간축 정보관리라는 면, 그리고 SNS 기록들이 통합된다는 면에서 모멘토에 밀렸다. 컨텐츠축 개인위키와 함께 시간축 정보관리 도구가 되는 듯.
회상할 과거가 많을 수록 시간이 느리게 간다던데, 이렇게라도 붙잡고 싶다.
Posted by Hyungyong Kim (yong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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