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몇명 없던시절 :: 2004/11/12 19:30

zebra님 블로그의 흥미있던 포스트하나. 성경에 나오는 동성애.
http://al-zebra.net/blog/index.php?pl=358 (트랙백보냄)

zebra님 블로그는 재미난, 과학/수학관련 글들이 많은 곳이다. zebra는 요즘 한창 게놈프로젝트중인 어류의 한가지이기도 하고, 얼룩말의 얼룩무늬를 뜻하기도 하고,,, (물론, 저 아이디는 대수학에서 따온것이겠지만, 암튼..) 근친성관계에 대한 얘기부분에서, 창세기의 시대엔 지구상에 인간이 몇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덧글로 적었다가,,, 생각난김에 그럼, 인간종분화의 시작시기에는 어땠을까라는 얘기를 적어볼까 한다. 이 이야기는 생물학적, 진화학적 입장에서 쓸 예정이나, 나의 의견이 꼭 학계의 정통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계통생물학적으로 인간과 가장 유연관계가 높은 종은 침팬치. 침팬치에서 인간이 진화했다라는 의견은 맞지 않다. 진화는 단지, 역사적 어느 한순간에 그 둘의 공통조상이 있었을 것이라고 얘기할 뿐이다. 편의상 그 공통조상을 HC(HumanChimpanzee)라고 한다면,,,

HC무리들이 아프리카 어느지역에 살고 있다. 그네들의 개체수는 대략 현존하는 아프리카의 여느 원숭이종들과 비슷한 수준이 아니였을까 추측된다. 종내에서는 자유로운 성관계가 가능하다. 물론, 근친관계를 예방하는 진화적 매카니즘 역시 가동된다. 소위 잡종강세라는 현상으로, 가능한 근친이 아닌 개체와의 결합이 좀더 강한 개체를 만들게 한다. 하지만, 이 영향은 그리 크지않게 관여할것이고, 어쨌거나 자유로운 성관계를 계속하며, 종이 유지된다. 그러다가...

그네들중의 일부무리가 특정원인에 의해서 격리된다. 홍수에 의해서 갈라졌을 수도 있고, 어떤 우두머리가 끌고 나왔을 수도 있고,,, 어쨌든 암튼, 원래 무리들과 같이 섞일 수 없는 환경에 놓여지고는 그 일부무리는 또 그 안에서 성관계 및 종 유지가 된다. 그러면서, 원래 HC와 약간이라도 다른 환경, 다른 영향에 놓여진채로, 한참(정말로 한참... 몇백만년일수도 있다.) 지나게 되면, 그들의 유전자는 어느정도 변할 것이고, 이 변화가 너무 심해져서, 원래의 HC와의 번식이 불가능해지면 이것이 바로 종분화이며, 이런 방법으로, 인간으로 분화되었다고 얘기할 수 있다.

그 격리된 일부 무리가 바로, 인류의 시작일 것이다. 그 무리는 다양한 환경에 접하고, 몇몇 개체가 돌연변이로 우수형질을 얻게 되면, 그것은 곧 무리내에 다시 섞이는 방법을 통해서, 진화를 거듭한다. 진화의 개념은 개체 하나의 돌연변이라는 스케일이 아니다. 물론, 시작은 그것이지만 그 변화가 종내의 유전자 풀에 남게 되고, 그 무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로 계속 섞이면서, 유익한 형질이 자연선택되면서 인류는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된다.

미토콘드리아 DNA를 따져들고 들어가서, 인간진화 최상단의 여성인 eve를 찾는다는 이야기가 있긴 한데, 사실 이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그 근원은 한명이 아니라, 격리된 무리이기 때문이다. 생물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한명(한쌍)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그 한쌍의 자식은 오직 근친에 의해서만 번식해야하는데, 그 긴 진화적 역사속의 다양한 환경의 변화를 수용하기 벅차다. 일례로, 몇몇 왕족들은 근친만이 우수형질을 유지시키는 방법이라고 믿었다가, 기형아/저능아만 나타나는 현상에 의아해하기만 했었다.

그렇다면 zebra님의 질문처럼 그 격리된 무리는 개체수가 얼마나 되었을까? 여기서의 개체수는 너무 많으면, 다시 원래 HC와 섞여버릴 여지가 있고, 너무 적으면, 계속된 inbreeding으로 인해 환경변화적응력이 딸릴 수도 있다. 대략 1000마리 (아니, 조상에게 "마리"란 말을 써도 되는거야? ㅡ.ㅡ;) 정도 수준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정도는 되어야, 환경변화에 버티어낼수 있지 않을까... (순전히 내생각임. 좀 연구해보면, 최적 개체수를 계산해낼수 있을듯도 싶다.)


PS/
GenographicProject의 연구에 따르면, 약 7만년쯤 전에 멸종위기가 있었는데, 그때 인구가 약 2000명이였다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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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토콘드리아 이야기

    Tracked from Experiments never fail | 2009/10/20 12:52 | DEL

    최초의 여성 '이브'는 아프리카 여성?정확히 말하면 최초의 여성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그녀에게도 어머니는 있을 테니까. 미토콘드리아 이브의 의미는 현존하는 모든 여성의 공통 조상이라는데 있다. 그녀와 동시대에 살았던 주변의 여성들은 모두 미토콘드리얼 후세를 남기는데 실패한 것이다. 만일 그 시대에 후세를 남긴 여성이 두명이라면 미토콘드리아 이브는 그 둘의 공통 조상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저 글의 마지막부분 언급처럼 필자분이 이브가 되기 위해선,..

  • BlogIcon zebra | 2004/11/13 03: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설명이네요. 그런데 진짜 처음의 개체수는 생각해볼 만한 것 같아요.

  • BlogIcon 나현재 | 2004/11/13 18:5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논문 쓰실거면 저같은 디비프로그래머도 참여할 수 있나요? 잼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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