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이야기 :: 2009/10/20 12:51

최초의 여성 '이브'는 아프리카 여성?

정확히 말하면 최초의 여성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그녀에게도 어머니는 있을 테니까. 미토콘드리아 이브의 의미는 현존하는 모든 여성의 공통 조상이라는데 있다. mt-MRCA(Most Recent Common Ancestor)라고도 하는데, 가장 최근의 공통조상이라는 의미이다. 정의에 따르면 그녀와 동시대에 살았던 주변의 여성들은 모두 미토콘드리얼 후세를 남기는데 실패한 것이다. 만일 그 시대에 후세를 남긴 여성이 두명이라면 미토콘드리아 이브는 그 둘의 공통 조상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저 글의 마지막부분 언급처럼 필자분이 이브가 되기 위해선, 필자분을 제외한 70억인류 가운데 모든 여성이 후세를 남기는데 실패한다면 가능하다.

미토콘드리아 이브는 약 20만년전 동아프리카에서 살았다고 한다. 침팬치와 인류의 분기를 600만년전, 현생인류(Homo sapiens)의 출현을 약 25만년전으로 보니까 현생인류가 나타난 바로 직후쯤 등장한 듯 하다. Y염색체 아담과 종종 비교되는데 그는 그녀와는 다른 시대, 그러니까 약 10만년 전 쯤 아프리카에 살았다. 남자들의 조상이 더 가까운 과거인 이유는 아마도 여성에 비해 후세를 남길 기회가 더 적음을 의미하는 듯 하다. 힘이 없거나 내세울 것이 없으면 바로 경쟁 수컷에게 기회를 뺏길 테니까. (기회를 읽은 수컷들은 필사적이 된다는 슬픈 이야기도 있다.)

이것은 어떻게 계산하는 것일까? 미토콘드리아 DNA 복제 과정중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가까운 가족이나, 먼 친척, 같은 민족등을 조사해보면 그 복제 오류가 세대간 얼마나 일어나는 가를 계산할 수 있고,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먼 조상의 DNA도 유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각 집단의 지역적 위치를 토대로 미토콘드리아 이브가 살았던 동네도 유추할 수 있다. 그녀는 지금의 탄자니아에 살았다고. (진화심리학의 모든것 블로그의 글에 의하면 개는 중국 양쯔강 이남에서 가축화되었다고) 재미있는건 당시의 개체수도 계산이 가능한데, 한세대에 20년이라고 가정할 때 당시 5000 개체였다고 한다. (마리가 아니라 조상이니 명이라고 해야겠지. 예전에 궁금했던 개체수였는데, 위키피디아에 나와 있네)

PhyloTree는 현존하는 인류의 각 집단, 민족의 미토콘드리아 서열을 기초로 미토콘드리아 이브부터 시작되는 계통나무를 표시한다. 이 나무는 각각의 가지를 하플로그룹이라는 단위로 구분짓고, 인류 특정 집단의 이동과정 및 유연관계를 판단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된다. 아, 23andMe 서비스를 받으면 자신의 하플로그룹을 알 수 있다. (나는 하플로그룹 N이고, 이 그룹은 북방계와는 다른 경로로 극동아시아에 도달했다)

누군가 그랬다. 피할 수 없는 삶의 목적은 바로 후손을 남기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미토콘드리아 이브 그녀는 이 사실에 행복감을 느낄까? 그리고 그 라인을 타지 못하고 도중 끊겨버린 잊혀진 많은 그 누군가들은 불행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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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NA로 알아가는 나의 조상

    Tracked from Experiments never fail | 2009/10/25 12:51 | DEL

    우리는 어떻게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갓 태어났을 때는 아무것도 모른채 그냥 태어났으니까 하고 살겠지만 점점 나이를 먹고 두뇌가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그 근본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된다. 혹자는 이 질문에 대해 종교에서 답을 찾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과학에서 답을 찾기도 한다. 종교적 시각에서는 신이 부여한 생명인 것이며 그 신의 뜻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는 답을 안고 있을 것이다. 종교적이던 과학적이던 그 중간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지금의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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