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의 나홀로 코펜하겐 여행 :: 2012/06/06 23:53

지난 2월, 회사업무차 유럽출장(독일 뮌헨, 덴마크 오르후스)에 다녀왔다. 하루 정도 관광일정을 넣고 싶었는데 저렴한 항공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괜찮은 곳이 코펜하겐이었다. 덴마크발음으로 쾨쁜하임. 안데르센의 동화 속 북유럽 도시 코펜하겐은 어떤 느낌일까. 이런 기회 아니면 가볼 수 없는 곳이다 싶어 과감히 출장일정 후 이틀짜리 나홀로 관광을 했다. 벌써 석 달은 지난 여행이었지만 기록은 남겨야겠기에 늦은 블로그 포스팅. (이렇게 남기지 않으면 그냥 사라져 버릴 기억일 것만 같아)

북유럽은 복지 선진국이긴 하지만 높은 세금과 비싼 물가로 여행객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곳이라고. 게다가 늦겨울이라 가볼 만한 곳이 있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이틀간 알차게 구경하고 낭만적인 거리와 예술작품 구경, 신기한 경험들을 많이 했다. 거리에서 포옹하고 키스하는 이쁜 연인들을 자주 봤다. 낭만의 도시라 할 만하다. 대부분 명소를 숙박한 호텔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었던 멋스러움의 도시 코펜하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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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기차로 코펜하겐 중앙역에 도착했다. 이 동네는 기차표 개찰구가 없어서 표를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좀 고민이 되긴 했다. 기차표 검사도 없기에 좀 아깝다 싶긴 했는데, 돌아올 때는 검사했음. 안 샀으면 큰일 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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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은 밖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다. 호텔스닷컴에서 예약했던 호텔은 중앙역 근처였는데 이런, 호텔 지도를 인쇄해 오지 않아 위치를 어떻게 찾아야 하나 난감했다. 아이폰 3G 인터넷은 당연히 안 되고, 난 오직 예약 당시의 기억만으로 근처를 찾아 헤맸는데 날씨도 엄청나게 추웠고, 여행가방도 무겁고, 이걸 어찌 해야 하나 싶었다. 이런 철저하지 못한 준비라니!

내가 찾은 해결책은 와이파이가 잡히는 곳을 찾아다니는 것. 어렵게 어떤 가계 앞에서 와이파이를 잡고, 구글검색하여 찾아갈 수 있었다. 어렵게 도착한 호텔 로비의 직원이 나를 보고 "You looks very cold" 라고 첫마디를 날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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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짐을 풀고 여행 일정을 점검했다. 이틀간 어디 어디를 가볼 수 있을까. 인어공주상, 티볼리공원, 덴마크 국립박물관, 글립토텍 박물관, 국립미술관 등... 티볼리공원은 겨울에는 안 연단다. 크리스마스 기간에만 연다고. 거기에 가봐야 코펜하겐에 다녀온 거란 말이 있던데, 아쉽게도 거긴 못 감. 일단 인어공주상이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오기로 했다. 날씨가 추워 멋 같은 거 챙길 틈이 없음. 목도리로 완전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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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시청을 지나감. 시청건물도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것이 여기도 꽤 오래된 건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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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행자 전용도로 입구. "스트로이"라는 이동네 유명한 차없는 도로란다. 저 도로로 코펜하겐 명소들을 대부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이쁜 도로임. 거리에 연인들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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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걸어 인어공주상 도착. 요 앞에 오니 관광객들이 꽤 보인다. 동양인들도 보이고. 안데르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인어공주상인데, 직접 보면 좀 생뚱맞긴 하다. 여기저기 사진찍는 사람들도 많고, 근처 공원은 산책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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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홍보 사이트에서 자주 봤던 거리풍경. 겨울이 아니라면 좀 더 활기찼을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사진찍어놓으니 이쁘다. 거리가 이쁘니깐.

많이 걷다 보니 허기가 장난이 아님. 혼자서 뭘 먹어야 하나, 어딜 들어가나 식당을 찾아보았지만 마땅히 혼자갈만한 곳은 보이지 않음. 가끔씩 일식집이 보이던데, 저녁은 일식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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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gen 공원 근처에서 우연히 Sakura라는 식당을 발견했다. 간판 및에 "벚꽃"이라고 한글까지 써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앗 이렇게 반가울수가. 보니까 한식, 일식 겸용 식당이였다. 식당주인은 한국분이시다. 코펜하겐에는 한국식당이 이곳까지 두군데 밖에 없다고. 혼자 외국와서 한국식당과 한국인을 만나니 감격이다.

Yukgejang

메뉴는 초밥, 육계장, 비빔밥 등이 있었고, 난 육계장을 시켰다. 외국에선 항상 음료는 어떻게 할까요 물어봄. 칼스버그 한명도 시키고, 정말이지 엄청나게 맛나게 먹었다. 외국출장중 먹는 한국음식 맛은 정말 그 감동을 이루 표현할 수가 없다. 밥 한공기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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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은 밤에는 이렇게 생겼다. 육계장 먹고 행복한 맘으로 호텔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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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처음 간 곳은 덴마크 국립박물관. 이곳에서 서양문명의 시작부터 덴마크의 현재 역사, 그리고 전 세계의 모습들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다양한 나라의 문화들을 볼 수 있었는데, 한국관이 없더라. 왜 없는거야 한참을 찾아보니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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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온것 같은 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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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많이 모아놓았더라. 저 물건들은 어찌어찌하여 이 먼 곳까지 오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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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는 방문한 글립토텍 박물관 (Ny Carlsberg Glyptotek) 이곳에는 유럽내 유명한 미술작품, 특히 조각작품들이 많이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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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들여다본 조각상임. 사람이 서 있을 때의 바디라인이 이렇게 되는구나 부터 해서, 이쁜 몸매다 등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었다. 최근 읽은 책인 척추가 살아야 내 몸이 산다에 의하면 저 여자분은 요통에 좀 시달렸을 것 같다. 쌓아 앉기 자세는 되지만 허리가 곧바로 펴 있는 자세는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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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은 중앙역 맥도날드. 신기한 것이 맥도날드 맛은 전 세계 어디나 비슷. 주문 시 직원의 질문을 잘 알아듣지 못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감자튀김 같이 먹을 거냐고 물어본 것 같다는. 사실 국내에서도 자주 먹어보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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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녁이 거의 다 되어가는데, 이대로 관광을 멈출 수는 없었다. 언제 이곳에 또 와보겠는가. 날은 춥고 다리는 엄청나게 아팠지만 좀 더 한참 걸어가서, 국립미술관에 도착. 이곳에 좀 늦게 온 것이 매우 아쉬웠다. 보고 싶은 관들이 많았음. 짧은 시간 내에 많이도 돌아다니며 눈에 많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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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에 압도되는 저런 그림들을 보니 정말 눈이 많이도 호강했다. 17세기, 18세기 한참 된 그림들. 그림수집에 취미가 있던 귀족들이 옛날부터 모은 것들을 이렇게 미술관에 전시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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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림미술관 관람을 마지막으로 여행일정을 마쳤다. 중간에 코펜하겐 대학도 구경하고, 스트로이에는 저렇게 이쁜 거리풍경이 있다. 나선형 계단이란 곳이 있던데 거기에서는 코펜하겐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던데, 늦은 시간이라 들어가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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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돌아와 타국에서의 마지막 잠을 청하기 전 너구라 컵라면과 맥주 한잔. 혼자서 쓸쓸하긴 했지만 이쁜 거리와 예술작품들로 눈이 많이 호강했던 여행이었다. 나홀로 여행 물론 생각도 많이 하고 자유롭게 원하는 것도 보고 또 다니기엔 좋지만, 혼자라는 쓸쓸함이 견디기 어렵더라. 아내하고 함께 갔으면 더 좋았을 뻔. 그리고 이날의 더 많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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