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에서의 확률 :: 2005/03/30 16:44

진화론의 맹점은 너무 작은 확률에 의존한다는 것이라는 포스트 (트랙백보냄)

저 이야기는 얼핏 생각해보면 그럴듯하다. 매우 낮은 확률이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얘기고... 그렇다면, 그런 작은 확률은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 논리에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다. 다음의 글을 보자.

동전던지기의 예를 다시 생각해 보자. 4번 던져서 전부 앞면이 나오는데 평균 8분이 걸린다고 하자, 만약에 여러분의 친구를 16명이 동시에 동전을 던진다면 전부 앞면이 나오는 경우는 평균 1분이면 된다. 이번엔 6개의 앞면이 나올 경우를 생각한다면 (1/2)6 또는 1/64이다. 이것을 혼자서 한다면 약 32분이 걸린다. 하지만 64명이 동시에 한다면 역시 1분이 걸릴 뿐이다. 만약 수억분의 1의 확률의 동전던지기를 한다면 중국인구 모두가 한다면 가능하다. -- http://biohackers.net/wiki/Probability


비슷한 얘기로, 로또의 당첨확률 팔백만분의 일은 매우 낮은 확률이지만, 실제로 매주 일어나고 있다. 내가 당첨되기는 매우 어렵지만, 누군가는 당첨된다.

마찬가지로, 원시스프가 매우 다양한 물질들로 가득차 있다면(지금이야 왠만한 유기물질들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만, 그 당시는 미생물들이 없으므로), 온갖 다양한 화학반응들이 일어날 수 있다. 그 중에서 자기복제가 가능한 물질 하나가 만들어지기는 매우 어려운 확률이지만, 그 많은 물질들중 하나는 그렇게 될 수 있다. 자기복제자의 출현 그 단 한 사건만 일어나면, 그 이후는 모두 설명되는 것이다.

즉, 어떤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작다는 진술은 사건하나의 스케일에서만 봐야하는가, 아니면 그 사건을 부분으로 보는 전체적인 스케일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조금은 비슷한 확률예제이지만, 반대로 진화의 증거로 사용되는 확률 예제가 시토크롬C란 단백질이다. 뼈대만 바뀌지 않으면 기능수행에 문제가 없기에 다양한 서열상의 variation이 존재하고, 인간의 것도 박테리아에서도 정확히 동작한다. 인간과 침팬치의 그것은 확률상 매우 달라야 하는데도 매우 비슷하고, 이것은 10^(-93) 정도되는 확률이라고 계산된바 있다. 저 낮은 확률임에도 비슷하므로, 공통조상에서 유래하였다고 논증된다. 이 논증은 위 동전던지기 및 로또처럼 계속 반복되는것이 아닌 오로지 한번 뿐인 "창조" 에 대한 확률이기때문에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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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마야 | 2005/03/30 17: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부분적인 곳에 모호하게 적용되는 창조론보다는 전체에 분명하게 적용되는 진화론이 더 과학적이라고 한다죠? 창조론은 애당초에 반증 가능성을 폐쇄해 버리지만, 진화론은 반증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기에 (그 가능성을 열어 두기에), 창조론에는 아예 '과학'이라는 수식을 붙일 수조차도 없다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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