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무엇을 언제 접하였느냐 :: 2007/02/23 10:45

나는 왜 지금 이순간 이자리에 있는 것일까. 그 많은 세상사의 일들 중에 난 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누구는 드럼을 치고, 누구는 그림을 그린다. 난 바이오를 공부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만든다.

고등학교때 생물선생님. 그분을 만나지 않았다면, 난 다른 자리에 있었을 것이란 생각을 종종 해보곤 한다. 그분 수업에서 생물학이 좋아졌으니까. 혹시 모르지... 좋은 물리선생님을 만났더라면 물리학관련 전공을 삼았을지도. 아니, 멋진 국어선생님을 만났다면 작가의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부모님이 댄서라면(영화, 더티댄싱 하바나나이트처럼 ㅡ.ㅡ;) 무용수를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창호 부모님이 바둑을 두지 않았다면? 빌게이츠의 부모님이 그를 음악가로 키우기로 했다면? 허준이 유지태를 만나지 않았다면? 장금이 장덕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 세상의 다양한 분야들을 모두 접해보고나서, 나한테 맞는 것은 이거야 라고 판단할 수 도 있겠지만, 그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고, 또, 더 중요한것은 그 분야를 소개해준 전달자(선생님, 부모님)가 어떤 분인가와, 그것을 접한 시기이다. 수영을 자신의 분야로 삼은 10대는 수영선수가 될 수 있지만, 30대는 그럴 수 없다.

물론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아주 가끔씩은 다른 분야의 일들이 궁금하기도 하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인생은 길어지고(의학발달 및 건강관리로) 세상은 넓어지고 (인터넷 등으로), 아직 난 젊고, 충분히 많은 일들을 해 볼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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