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善)과 생물학적 이타주의 :: 2007/03/08 18:21

과학과 신앙에 대한 재미있는 토론에서 불쌍한 교수님. 어설픈 논리로 한방 먹었다. 온기(heat)를 비유로 한 예제는 매우 적절했다. 냉기라는 것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온기의 부재라는 이야기. 이것은 열역학적으로도 맞는 이야기이고, 모두가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어둠이란 빛의 부재이고, 부도덕이란 도덕의 부재라는 것 까지 오케이. "악은 선의 부재다" 라는 부분에서 뭔가 생각해볼 만한 여지가...

생물학적으로 선, 악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이타주의를 선이라하고, 이기주의를 악이라고 하면 과도한 일반화일까?

인간이전의 생물의 진화에서도 다양한 이타주의가 보여진다. 원래 이기적인 유전자이지만, 가끔씩 하는 이타적인 행동이 종 전체에 이득이 되어, 이타주의적 양상이 계속해서 남게된다. 이것은 "생물학적 이타주의"라는 것으로 한때 많은 생물학자들로 하여금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가를 고민하게 했었다. 책 이타적유전자는 이것에 대한 다양한 예제들과 역사들을 소개한다.

인간에 와서, 복잡한 두뇌, 감정, 사회가 결부되긴 하지만 기본적인 패턴은 유사하다. 생물학적 이타주의라는 테두리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들은 다른 사람들을 돕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을 선이라고 이야기해왔고, 남이야 어찌됐건, 자기자신만 살고자하는 의지, 더 나아가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악이라고 이야기해왔다. 이타주의를 행하는 누군가로 인해 인류(종)은 더욱 발전하게 되었고, 인간들은 이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보았다. 그리하여, 이 행동을 선이라고 불렀다.

따라서, "악은 선의 부재다"란 말은 일리가 있다. 그 핵심에 이타주의가 있다. 그것이 신이 만든것인지, 스스로 생겨난 것인지는 논외~ 한편으로는 이기적유전자의 바탕에 이타적행동이 나타났으니, 유교에서 이야기하는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이 실제와 더 맞는듯 싶기도...

PS/
한가지 더 생각할 꺼리, "무언가의 반대라는 것은 그 반대되는 대상의 부재"라는 설명은 모든 것에 적용되는가?
Trackback Address :: http://yong27.biohackers.net/trackback/263
  • 황제펭귄, 이기적유전자, 환원주의, 색즉시공

    Tracked from Read & Lead | 2007/05/24 23:24 | DEL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옮김/을유문화사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유전자' 내용 중에 인상 깊었던 개념 중의 하나가 메이나드 스미스가 주창한 ESS(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이다. 개개의 생물들은 유전자의 장기적인 영속을 위한 운반기계일 뿐이고 (유전자가 주인공, 몸은 따까리) 생물들은 유전자의 최적 생존을 위한 여러가지 액션들을 진화시켜 나가는데 아래 펭귄들의 행동도 얼핏 보면..

  • 발효와 부패

    Tracked from Experiments never fail | 2008/06/05 17:16 | DEL

    BRIC Push service 를 통해 날라온 글중에,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고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 이외수 '하악하악'중에서 - 좋은말이다..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