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로 SI가 가능할까 :: 2007/03/21 19:32

회사서 몇몇 SI에 관여(?)하고 있는데, 이 일을 좀 더 재밌게 하려면? 이란 생각에, 혹시 이걸 오픈소스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일단 아이디어는 이렇다. 어짜피, 과학분야의 소프트웨어이므로, 성과를 논문으로 만들어서 발표해도 좋고, 지금의 나처럼, 유사한 프로그램을 찾는 이 지구상의 누군가에게 이 프로그램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빠뜨리고 있는 것들, 버그등이 드러나게 되고, 피드백을 받아, 이를 더 개선할 수 있다. Python, Django powered site 라고 자랑할 수 도 있고, 회사도 네임밸류가 올라갈꺼고, (물론 잘 만들어졌을 경우), 이런 자부심 및 책임감으로 코드의 질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니,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 과연 '갑'이 이것을 허락할 것인가 하는 것. 물론 소스를 오픈하면 더 좋은 점이 많습니다 라고 말해줄 수는 있지만, '갑'에게는 조금은 다른 문제이다. 만일, 소스공개이후에 A라는 사람이 이것을 직접(공짜로) 설치해서 사용한다면, '갑'은 어떤 마음이 들까? 물론 자신이 집행한 과제로 이 프로그램이 생긴 것이라는 건 알겠지만서도, 분명 그 지불한 금액을 아까워 할 것이다. 또한 보통의 SI 계약들을 보면,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소유권을 '갑'이 갖게되는 경우가 많은데, 무턱대고 '을'이 이것을 오픈하면 안될까요? 라고 얘기할 수 는 없는 노릇이다.

한편, 몇몇 케이스에서 봤지만,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피드백을 받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대략 예측컨대, 그 프로젝트로 덕을 보는 사람 약 100명은 있어야, 1명정도로 패치를 보내줄 사람이 있는 듯 하고, 30명은 넘어야, 1명의 사용자 소감을 들을 수 있는 듯 하다. 개발언어 및 분야가 주류가 아닌 이상, 피드백받기는 섣부른 기대란 얘기. 따라서, 오픈했을 때 얻는 효용가운데, "피드백"은 별로 기대할게 못된다.

음... 일단은 다음의 방법을 상상할 수 있다.

오픈소스 사업모델하면, 떠오르는 레드햇과 유사하게, 만들어질 프로그램을 core와 customized로 분리하는 거다. 공통적인 기능들을 위주로 담은 core를 타 사이트에도 쉽게 적용가능하도록 구현하여 공개하고, '갑' 위주의 고객특이적인(site specific) 사항들을 customized로 만들고, 이것은 공개하지 않는 것. 물론, core와 customized와의 비율은 그때그때 다를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core의 공개여부는 '갑'과의 논의가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오픈소스 SI (OSSI: Open Source System Integration)가 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그 효용을 볼 때, 시도할 만한 듯 하다. 앞으로는 SI 계약 이전에 '갑'과 공개여부를 논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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