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아기에 대한 소고 :: 2009/05/03 10:19개인 유전체연구의 성과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맞춤의학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 기대는 곧 맞춤 아기에 대한 기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상의 조합을 선물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우린 분명히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현재 기술은 착상 전 유방암 유발유전자를 미리 걸러낼 수도 있다. 이쯤 되면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질문? 당신은 당신의 아기를 맞춤으로 하시겠습니까?
이 질문은 새로운 외부 유전자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의 유전자 조합에서 운 나쁜 조합을 피한다는 수동적인 의미이므로 그렇게 문제처럼 보이지 않는다. 위 링크의 이야기처럼 친척들이 모두 유방암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 얘기는 좀 더 최적조합을 고려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식에게 나쁜 조합의 유전자를 피하고, 좋은 부분만을 물려주겠다는... 어쨌건 자연선택이 아닌 인위선택을 한다는 이야기. 많은 생각할꺼리를 남겼던 멋진 영화 가타카에서는 인간의 의지, 열정은 유전자 그 위에 있다고 역설한다. 아직도 난 주인공의 수영시합에 대한 대사를 떠올리며 눈물짓곤 한다. 영화는 그렇게 마무리되지만 만일 유전체 연구가 더 진행된다면, 그리고 성격과 기질에 관련된 부분까지 건드리기 시작한다면 또 얘기는 달라지지 않을까? 그쯤 되면 최적조합에는 열정적인 강한 인내심 관련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 우리는 착상전 인위선택을 당연시 여길지도 모르겠다. 어찌보면 이것 또한 거대한 진화의 흐름의 한 가닥일지도. 인위선택 역시 더 큰 의미에서 볼 때는 자연선택이 아니던가. 개량된 가축은 인간에 의한 인위선택이지만, 더 넓은 관점에서는 두 생물종의 공생관계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닐 것이다. 최재천 교수님의 글 "변화의 원동력, 변이"는 인위선택에 의한 다양성을 감소를 우려한다. 개체의 이득이 종 전체의 약점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그얘긴 만일 우리가 그 다양성의 메커니즘과 미래 가능성을 모두 이해하지 못한다면, "랜덤니스"에 의존하는 것이 최선이란 이야기일까? (이어지는 최 교수님의 글 "진화의 도박, 유전적 부동"을 보면, 랜덤니스도 그렇게 바람직한것 같지는 않다.) 나는 유전적 영향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아직은 본성보다는 양육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아무리 좋은 유전적 요소를 갖추어도 환경이 받쳐주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누가 유전적 우월함을 가졌느냐 보다는 얼마나 다른 형질을 가졌느냐가 더 중요하고, 이것이 또 다른 환경과 만나서 각기 다른 개성으로 다양한 모습들로 나타나는 것이 의미 있는 것 같다. Trackback Address :: http://yong27.biohackers.net/trackback/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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