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아기 관련 현재 기술 :: 2009/05/08 01:25

맞춤 아기에 대해 소고 한지 오래되지 않아 메가티비 BBC 다큐멘터리에서 "태아 운명에 개입한 의학기술" 편을 봤다. 맞춤 아기를 위해 사용되는 실제 기술이 어느 수준에 와있는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예전에는 잘 몰랐던 임신에 대한 상식까지.

방송은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북유럽 20명당 1명 정도가 유발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부모가 모두 갖고 있으면 1/4 확률로(1:2:1 유전법칙에 의해) 이 유전병 아기가 태어난다. 이 유전병은 소아기 폐질환으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또 대부분 조기 사망한다고. (그러고보면, 이 유전병처럼 어정쩡한 유전결함이 더 문제인듯 하다. 아예 발생과정을 헝크는 심각한 유전결함이라면 출산조차 못할 테니까)

저 1/4 확률에 자신이 없을 때, PGD(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 착상전 유전자 검사)를 수행한다. 검사방식은 배아 6세포기 즈음에 세포 하나를 떼어내어 유전자검사를 하는 것. 6개 세포 중에 하나 떼어내도 전체 발생과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방송에 출연한 부부의 수정란 6개는 검사결과 5개가 해당 유전병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수정란을 걸러내어도 임신이 어려운 부부가 있다. 착상에 문제가 있는 경우인데, 원래 임신이란 것 자체가 착상이 쉽지 않은 것이라고. 임신은 보통
 1. 정상적인 정자와 난자가 만난다해도 48시간정도의 시간 동안만 변화된 자궁벽 표면에 착상이 허락된다.
 2. 그럼에도 많은 수정란이 착상에 실패한다. 배아가 힘이 없기 때문이라고.
 3. 착상하더라도 보통 정상적인 여섯 임신 중 오직 한 임신만이 8주를 견뎌낸다.
(인간은 왜이렇게 생식이 어렵게 진화한 걸까? 그래도 70억 개체나 있는 걸로 봐서 어려워도 할건 다 하는 듯)

이 밖에 다양한 기술들이 소개되는데,
 1. 착상을 가능하게 하려고 기증자 난자의 세포질을 도입하기도 한다.
 2. 난소는 가장 빨리 노화가 일어나는 기관이기도 하다. 금방 난자의 수가 감소하며, 상태도 안좋아져서 다운증후군 같은 유전질환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난소조직을 미리 적출하여 냉동보관하였다가 나중에 다시 이식하여 사용하는 기술도 있다.  
 3. 난자 자체를 체외배양하는 기술도 연구중이다.
 4. 수도 얼마 안되고 관리가 어려운 난자 대신 정자를 다루기도 한다. 보통은 고환에 특정 유전자를 삽입하는 방식이고, 연구중이라고. (정자 걸러내기는 의미가 없다. 유전자검사용으로 걸러내면 수정에 쓸 수 없으니까)

앞으로 어떤 기술들이 더 등장할 수 있을까. 수정란을 걸러내는 방식은 궁극적 최적조합을 기대하기에 무리가 있어보인다. 당분간은 심각한 유전병만을 걸러내는 방식으로만 가능할 듯하다.

방송 후 느낀 점. 입양 등의 방법도 있을텐데, 이런 방식으로 부모의 유전자를 꼭 물려주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도 참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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