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성의 멋스러움 :: 2008/07/07 10:06

며칠전 말할 수 없는 비밀이란 영화를 봤다.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 자신감에 찬 표현들이 맘에 들었던 영화... 이 영화를 떠올리게 되는 이유는 많지만(?) 그 가운데, 피아노 배틀 장면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도, 인상깊은 연주는 두번째 곡 받아치기.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닌, 전곡의 느낌을 두번째에도 그대로 살렸다는... 조만간 피아노를 시작해야겠다고 강하게 느낌.

(개인적 느낌 또 한가지는, 피아노를 치는 손의 리듬감이 왠지 해피해킹 키보드로 타이핑할 때의 느낌과 많이 비슷하다는... 이 영화 본 뒤로, 피아노 연주하듯 타이핑하는 습관이 생겼다 ㅡ.ㅡ;)

영화의 한장면이니, 당연히 즉흥적인 연주는 아닐테지. 연습을 많이 한 걸꺼야. 하지만, 영화가 실제라 상상하고, 그 즉흥성을 생각해보면 그 멋스러움을 이루 말할 수 없다. 기본 실력도 있어야 겠지만, 실력을 넘어선 자신의 느낌 표현. 그리고, 그걸 표현해 낼 수 있는 용기. 몰입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 몰입하지 않으면 용기있는 느낌 표현은 힘들다. 일단 즉흥성의 발현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느낌이다. 예측할 수 없으므로, 현재의 느낌을 곧바로 살려내야 한다.

또 한가지. 즉흥성의 발현에는 그사람이 갖고 있는 모든 것들의 총합이 있다. 물리학을 공부한 사람의 연주에는 물리학이 느껴질 수 있다. 단순한 연주를 벗어난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의 순간적인 발현. (멋스러운 즉흥성을 위해선 다방면으로 잘해야 한다는...)

다른 일상에도 비슷한 즉흥성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 일단은 대표적인 것이 살사 소셜. 어느 곡이 나올지, 어떤 파트너랑 추게 될지 예측 할 수 없는 가운데, 즉흥적인 한곡이 시작된다. 아주 가끔씩 3박자(내 컨디션, 파트너, 음악)가 딱 맞아떨아지면서 예측하지 못했던 즉흥성의 발현으로 희열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장고 vs 루비온레일즈 에서 즉석 대결도 유사한 점이 있었다. 여기에선 기본실력이 못따라가는 문제로 멋스러움 이런 거 따질 겨를이 없었지. 언젠가 실력을 더 키워서, 다시 한번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인생의 많은 부분들이 즉흥성을 필요로 한다. 내가 오늘 겪을 일들은 예측하지 않았던 것이고, 나는 내 실력과 느낌을 살려서 이를 연주해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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