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것과 바뀌지 않는 것 :: 2006/04/20 21:12우리의 몸은 끊임없이 새로운 물질들로 대체된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소화되고 분해되어 단량체로(monomer, 아미노산, 단당류 등) 바뀌고는 곧 세포의 구성 물질(building block)이 된다. 세포의 구성물질은 고정되어 있기 보다는 분해되고 합성되어 끊임없이 새로운 물질들로 채워진다.
먹는 음식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숨을 쉴 때, 빨아들이는 공기 중 산소 역시 우리 몸의 구성성분이 되기도 하고, 오줌으로 배출되기도 하고, 먹은 음식에 있던 탄소화합물은 내뱉는 숨 안의 이산화탄소로 바뀌고는 모 식물체의 광합성 원료로 쓰이곤 다시 또 우리의 식단에 올라온다. 약 1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과연 그 구성물질이 얼마나 같을까? 모르긴해도, 상당히 많은 부분들이 다른 물질들로 바뀌여져 있을 것이다. 한 70% 정도는 바뀌였을라나... (뇌세포를 비롯한 몇몇 세포들은 세포분열을 더 이상하지 않고 그 상태로 유지하기도 하니, 100% 다 대체되었다고 이야기하기는 곤란할 듯 하다.) 어쨌건, 1년전쯤 내 얼굴피부는 지금의 얼굴피부와는 전혀 다른 물질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고, 손톱도 전혀 다른 물질일테고, 심장도 많은 부분 다른 녀석들의 조립품일 것이다. 그 물질 일부는 바로 당신것이였을 수도 있고, 세종대왕, 아인슈타인의 것이였을 수 도 있다. 이러한 생각의 끝에는 나라는 존재자체가 이 세상이라는 것과 계속해서 섞이니까, 굳이 "나"라고 여겨지지 않을 것만 같다. 머리속도 마찬가지다. 구성물질이 바뀌는 것이 그 이유일런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망각한다. 그리고는 또 새로운 지식들, 관심들, 밈(meme)으로 채워진다. 물질이 계속해서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는 것처럼, 우리의 머리속도 그러하다. 1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머리속이 얼마나 비슷할까? 잃어버린 것도 있고 새로운 것도 있을 것이다. 몇퍼센트나 달라져있을까? estimation은 자꾸 해봐야 는다니까... 그때로 돌아가서 떠올려보면, 30% 정도? 어쨌건 많이 달라졌음은 틀림이 없다. 계속해서 구성성분이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는 시스템이라면, 시간변화에 따른 수지(balance)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나가는 양과 들어오는 양이 유사하면, 어떤 평형(equilibrium) 상태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평형상태가 움직이는 것은 마치 살이 찌거나 빠지는 것, 주식가격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우리의 두뇌는 어떨까. 아무래도 지식의 섭취가 망각보다는 많을테니(나? 정말?) 두뇌의 지식용량은 계속 늘어날 것 같다. 하지만, 언제까지 늘어나지는 않겠지. 어느정도 한계점이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섭취하는 지식도 많아지겠지만, 기억력이 감퇴할 것이고, 그 평형은 나이에 따라 마치 정규분포처럼, 혹은 파산을 앞둔 회사의 주식가격처럼 생의 마감에 맞춰서 줄어들 것이다. 이렇게 나란 존재 자체도 이렇게 계속 변하는 중이다. 구성 물질도 바뀌고, 구성 미임도 바뀌고. 재밌는 것은 바뀌는 것도 있지만 안바뀌는 것도 있을 것이라는 것. 위에 언급한 뇌세포가 그렇고, 가치관, 기본상식, 중요한 추억등이 그렇다. 그것들이 아마도 우리 각자를 구분하게 해주는 그 무언가겠지. P.S/ 지식용량의 한계는 "질(quality)" 로서 보완될 수 있는 것 같다. 개인위키를 서브브레인이라고들 이야기하는 나를 비롯한 몇몇 분들처럼 컴퓨터하드디스크로 용량의 한계를 보완한다. 그 대신 두뇌는 저장장치를 조작하고 인덱싱해 놓기만 하면 된다. 그 조작 및 인덱싱의 도구가 어떠하냐가 그 "질"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겠지. Trackback Address :: http://yong27.biohackers.net/trackback/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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