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iments never fail

공공기관 정보화 용역사업에는 "감리"라는 것이 있다. 실제 발주기관에서는 해당 과제결과가 잘 만들어졌는가를 판단하기가 어려우니(과연?) 전문가들에게 이 과제가 잘 수행되었는가를 대신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 물론, 이 제도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긴 하지만, (IT프로젝트가 건축업에 비유되는...) 또 한편으로 보면, 지급된 과제비가 어떻게 합리적으로 집행되었는가에 대한 적절한 평가 방법인 것 같기도 하다.

Django로 만든 용역 과제가 어느정도 마무리되고, 그에 대한 감리를 받았다. 물론, 감리원분들은 Django가 어떤건지도 모르고, 나 역시,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가장 신기했던것은 Django의 오라클지원덕에, sqlplus 한번도 안돌려보고, creat 문 한번도 안써보고,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관련 감리를 받을 수 있었던 것. 난 오라클용 데이터타입, 인덱스, 등등 고민하지 않고, 만족할 만한 평가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수 있었다. 한가지, django model의 TextField가 오라클에서는 NCLOB 으로 되어 있었고, NCLOB의 경우, 테이블을 분리하는 것이 성능상 좋다는 권고를 받았다.

model에서는 CharField를 쓰고, newform에서 해당 필드의 위젯을 Textarea로 하는 방법이 있긴 했으나, "권고" 이므로 일단 패스 ㅡ.ㅡ; (이번 과제하면서 newform 무지많이 연구했다. 관련문서 부족은 여전함)

보안관련해서, XSS와 SQL injection 관련 검사를 받았는데, Django template의 escape 필터로 대부분 이상이 없었다. SQL injection 에 대해서는 프레임워크 차원에서 방지가 된다.

trac을 이용한 프로젝트 관리와, I18n을 이용한 영문/국문 서비스는 꽤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으흐~ trac을 실제 사용자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더 좋겠다는 의견이 있긴 했으나, 실제 사용자들이 trac같은 곳에 직접 티켓을 등록하기를 바라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를 우울하게 했던 지적사항들도 있었다.

왜 파이썬이란 언어를 사용했습니까? 정부 용역에 파이썬을 사용하는 업체는 많지 않던데, 혹시, 차년도 사업 때, 회사에 유리한 언어를 쓰고자 함이 아닙니까? 유지보수 및 차년도 사업확장 때, 이 업체가 아니면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파이썬을 쓰는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합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생물정보관련 라이브러리가 잘돼 있어서, 파이썬의 사용이 불가피했다는 의견은 이 과제에 있어서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었다. 어서 빨리 파이썬을 널리 쓰이도록 하여, 이런 질문이 안나오도록 해야 겠다고 ㅡ.ㅡ;

소스코드에 주석이 얼마 없던데, 왜 그렇습니까?

소스코드를 알기 쉽게 쓰는 노력을 통해 -- 사실 이부분은 파이썬의 장점이기도 -- 주석의 사용을 최소화하였습니다 라는 내 답변은 감리원들에게는 딴나라 얘기처럼 들렸을 것이다. 적절한 답변을 찾지 못하고, 대신 관련 문서를 보강해야만 했다. 그 문서는 곧 out-of-date 될 텐데... 감리지적사항이니 어쩔수 없지 뭐 하고 작성.

어쨌건, 이번 과제를 통해 파이썬, django, trac의 개발과정이 비 BIT 실무에 성공적으로 도입됐다고 느끼다. 이런 훈련과정들이 나중에 "정말 유용한 아이디어의 구현" 으로 이어질 그 날을 고대하며...